신언수 수상록(1)
작성자 정보
- 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234 조회
- 목록
본문
신언수 수상록(1)

<약력>
아주대 139학군단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원 화학공학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부회장
바다저자와의대화 좌장
전 대우조선해양(주) 전무
해양특수선본부장
전 아주대학교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중년의 삶에 대한 숙고 — 인생은 삼모작이다
AA. First Life Cycle — 청년에서 장년으로
30세, 과장이 되면서 청년에서 장년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때 던진 질문은 단순했다.
• “나는 앞으로 10년 후 어디에 있을 것인가?”
•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에서 내 분야 1등이 될 것인가?”
1980년대 대한민국은 고도성장을 이어가던 시기였다. 강산이 10년이면 변한다고 했지만, 그때 대한민국은 10년이면 경제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지는 나라였다.
변화가 곧 기회였다.
나는 그 변화의 선봉에 서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업을 시작하는 대신, 세계화를 주도하는 기업의 최전선에서 도전, 창조, 희생의 삶을 선택했다. 대우그룹은 내게 그 사다리를 제공해 주었다.
그리고 정확히 10년 후, 1995년 나는 대우그룹 최연소 이사가 되었다. 30세에 품었던 목표를 달성하며 장년의 문을 열었다. 생존과 안전을 넘어 매슬로우의 욕구 3단계인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고, 인정과 성취를 추구하는 단계로 나아간 순간이었다.
BB. IMF와 Second Life Cycle의 시작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모든 것이 흔들렸다. 뒤이어 찾아온 대우그룹의 몰락은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내가 쌓아온 사회적 기반도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구나.”
그러한 깨달음이 찾아왔다.
40대 중반, 다시 내 존재를 묻기 시작했다.
• “나는 누구인가?”
• “나는 어디로 가는가?”
• “어떻게 살아야 후회 없는 삶을 살 것인가?”
1995년 임원이 되고 나서 깨달은 것이 있었다. 나는 공대를 졸업한 기술자였지만, 이제는 경영을 해야 했다. 기술과 경영은 달랐다.
그래서 신문 읽기부터 시작했다. 조선일보와 매일경제신문을 하루도 빠짐없이 정독했다. 6개월 후, 세계경제와 국내 정치·경제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도 명확해졌다.
그때부터 책을 읽었다.
경영, 경제, 전략, 미래학 — 피터 드러커, 톰 피터스, 마이클 포터, 앨빈 토플러….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자리에 올라섰지만, 내 삶의 방향은 더 깊은 질문으로 이어졌다.
CC. 피터 드러커가 던진 은퇴 후의 삶
피터 드러커의 저술을 읽으며 나는 은퇴 이후의 삶에 관한 교훈을 세 가지 질문으로 정리했다.
1. 당신은 돈을 번 사람인가?
사업가는 은퇴 후 자신이 번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한다.
2. 당신은 돈을 벌지 않았다면, 가치를 만드는 사람인가?
지식인은 조직에서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내며, 은퇴 후에도 그 가치를 필요로 하는 조직이 있다.
3. 돈도 벌지 못하고, 가치를 만들지 못한다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년에도 자신의 노동에 의지해야 할 수 있다.
나는 사업가가 아니었다. 하지만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의 전문성, 경영 노하우, 리더십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기업 임원으로서 폼 잡기보다 겸손했고, 항상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 그것이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카리스마로 보였지만, 내면에서는 언제나 ‘창조, 도전, 희생’을 실천하려 노력했다.
DD. Third Life Cycle — 인생은 삼모작이다
울산에서 CEO로서의 6년을 끝내고 2011년, 서울로 터전을 옮기면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 부회장, 대우인회 이사, GYBM 멘토….
하지만 처음에는 회의감도 들었다.
“이런 활동이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계속해야 하나?”
그러나 40대에 숙고했던 드러커의 교훈이 떠올랐다.
“이제는 새로운 삶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2013년부터 GYBM 미얀마 멘토로 참여했다. 5년간 25명의 멘티를 배출하며 김우중 회장님과도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2019년 12월, 회장님이 서거하셨고 같은 달 딸이 결혼했다. 1998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었는데, 딸은 김우중 회장님과 인연이 깊은 12월에 결혼했다. 마치 운명 같았다.
2021년 8월,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했다.
2평 남짓한 격리실에서 고열과 폐렴으로 고통받으며, 나는 내 삶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기도했다.
“한 번만 더 살려주시면, 오로지 하느님 한 분만 모시고 살겠습니다.”
“하느님이 누구신지 공부하겠습니다. 당신이 누구신지 알고 죽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기도가 응답되었는지, 나는 기적처럼 살아났다.
그리고 곧바로 신학 공부를 시작했다. 가톨릭교리신학원 6년 과정과 바오로딸 성경학교 6년 과정에 등록했다.
은퇴 후의 삶은 단순한 노년이 아니라 새로운 영적 여정이었다.
그렇게 나는 Third Life Cycle에 들어섰다.
• First Life Cycle: 생존과 성취를 위해 뛰어든 청·장년기
• Second Life Cycle: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간 장년기
• Third Life Cycle: 후배를 양성하고 신학을 공부하며 영적 성장을 이루는 시기
EE.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하여
70세를 넘긴 지금도 나는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강의하고, 여러 포럼에 참여하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대우세계경영연구회에서 후배 경영인을 키우며, 바다 저자와의 대화 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아니다. 나의 지식과 경험을 봉헌하는 삶이다.
중년 이후에도 건강을 유지하는 법은 간단하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 진: 진땀 나게 운동하라.
• 인: 인정사정 볼 것 없이 금연하라.
• 사: 사회적 네트워크를 유지하라.
• 대: 대뇌 활동을 지속하라.
• 천: 천박하게 술 마시지 마라.
• 명: 명료한 사고를 유지할 수 있도록 뇌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라.
이 모든 것은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다.
“매일 새 부대에 새 포도주를 담는 삶.”
나는 여전히 변화의 선봉에서 도전하고 있다.
Third Life Cycle에 들어선 나는 이제 세상을 배우고, 나누고, 그리고 살아갈 것이다.
인생은 한 번이 아니다. 인생은 삼모작이다.
중년의 삶과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하며 내게 물어오는 후학들을 많이 만나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제 임관 50주년을 앞둔 ROTC 15기 동기들과도 이 숙고를 나누고 싶다.
감사합니다.
2026년 10월 19일 월요일
대한민국 ROTC 15기 필진에 참여하며
신언수 올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부회장 / 바다 저자와의 대화 좌장
관련자료
-
이전




